27일 방송된 <지붕 뚫고 하이킥> 96회는 뮤지컬 에피소드가 방송된 23회처럼 러브라인의 주인공 네 명을 모두 한 자리에 모았다. 뮤지컬 에피소드는 네 명의 인물을 모아 놓고 준혁이와 지훈이의 마음이 어떤 방향을 향해 움직이기 시작할 것임을 보여줌으로써 러브라인의 시작점이 되었다. 그렇다면 96회의 미술관 에피소드는 네 인물의 감정이 무르익은 상태에서 그들을 한 장면에 모아 놓음으로써 무엇의 시작점이 되려고 하는 것일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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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뮤지컬 에피소드를 통해 지훈과 준혁이 같이 온 상대방이 아닌 다른 사람에게 관심을 갖게 된 것처럼 미술 전시회 에피소드 역시 지금까지의 관계에 종지부를 찍고 각자의 마음의 방향이 바뀔 것이라는(지정, 준세 라인을 깰 것이라는) 몇몇 의견에는 동의하지 않는다. 물론 종영까지 두 달 남은 상황에서 네 사람의 관계가 지금의 방향으로 전개되지 않고 변화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렇지만 적어도 96회가 그 시작점은 아니라는 말이다.
이번 미술관 에피소드는 다시 네 사람이 한 자리에 모여 이제는 각자의 마음 속에 명확해진 감정을 타인이 확인하는 계기였다. 정음이는 이미 알고 있었던 준혁이의 감정을 다시 한번 눈으로 확인하면서 동시에 이제는 서운함 없이 인정하고 있음을 보여줬고 준혁이와 세경이는 지훈과 정음이 어떤 관계인지를 확인했으며, 타인에게 무심한 지훈 혼자만 타인이 아니라 자기 자신이 얼마나 정음이에게 신경 쓰고 안절부절못하는 지를 알게 됐다.
자, 이제 네 사람 관계의 한 가운데 던져진 것은 비밀과 갈등의 불씨다.
그리고 그 갈등은 세경과 준혁의 몫이다. 새로운 비밀과 함께 준혁이는, 세경이가 좋아하는 지훈이를 질투하면서도 힘들어 하는 세경이를 보면 힘들게 하는 지훈이가 야속해지는 딜레마에 빠지게 될 것이고 세경이는 정음이를 미워할 수도 미워하지 않을 수도 없는 상태와 함께 자신이 정음이처럼 예쁘고 밝고 가벼운, 평범한 20대가 될 수 없는, 지난 몇 년부터 현재까지의 상황이 더욱 견디기 힘들어질 것이다. 자신도 정음이처럼 외모에 관심을 가질 수 있는, 밝을 수 있는, 무겁지 않을 수 있는 기회가 있었다면 좋았을 것이라고 생각하면서. 세상에 나와 첫사랑의 설렘과 아픔을 경험하고 있는 세경과 준혁은 이제 관계 속에 꿈틀거리는 갈등과 직면하게 되는 것이다.
따라서 96회를 기점으로 이들의 러브라인을 둘러싼 이야기는 세경이와 준혁이가 각자에게 던져진 갈등을 어떻게 풀어 갈 것인지 또, 그들의 반응과 아픔 또는 변화를 지훈이와 정음이는 어떻게 받아들이고 어떤 방식으로 손 잡아 줄 것인지에 초점을 맞추게 될 것이다.
그 과정에서 나는 세경이와 정음이의 관계가 어떻게 전개될지가 제일 궁금하다. 물론 러브라인이 어떻게 전개될지, 각자 첫사랑을 앓고 있는 세경이와 준혁이는 얼마나 아파해야 하는지에 관심이 가는 것도 맞다. 그렇지만 게임을 두고 그들 관계에 잠재되어 있는 신경전을 보여준 이후(71회)로 세경이가 간만에 휴가를 받은 날(76회)이나, 미술관에 간 날 정음이는 세경이가 그동안 갖지 못했던 친구, 선배, 언니가 돼 주었고 세경이가 경험해 보지 못한 것을 소개해 주고 함께 즐기는 사람이 되었다. 지훈뿐 아니라 세경에게도 정음이는 '즐거운 사람'인 것이다. 이런 두 사람의 관계가 연애 감정만 끼면 두 여자 또는 두 남자가 '적'이 돼 버리는 단순하기만 한 미니시리즈 속 설정과는 다르기를 바란다.
<거침없이 하이킥>에서 신지와 민정의 관계, 그리고 덜 심각했지만 유미를 사이에 둔 민호와 범이의 관계가 사랑으로 인해 생기는 미묘한 감정을 무시하지는 못했지만 그래도 관계가 깨지거나 서로 미워하게 되지는 않았고 오히려 서로를 존중하고 배려해 준 것처럼 말이다. 세경이에게는 정음이도 소중한 관계 중 하나가 아닌가.
이제 30분 후면 오늘의 <지킥>이 시작될 것이다. 황정음의 신종플루 확진으로 다음 주에는 스페셜 편집 방송이 이어질 것이라는 소식이 들려 오는 지금, 어제 에피소드와 그 이야기가 이어질 것이 분명한(예고편을 통해 예상됨) <지킥> 97회는 그 어느 때보다 팬들의 관심이 집중되어 있을 것이다.
사랑스러운 네 사람은 어떻게 아파하고 어떻게 극복할까, 또 주변 사람들은 이들의 변화에 어떤 반응을 보일까. 또 러브라인 외의 이야기는 어떻게 전개될까.
긴 글 읽어 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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