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은 125회까지만 본 것을 가정하고 씁니다.
준혁에게 <지붕 뚫고 하이킥>의 시간은 지울 수 없는 낙인 같은 시간이다. 한 사람을 좋아했고, 앞으로 누구를 좋아해도 아무리 많이 사랑해도 그렇게 순수한 열정으로 누군가를 좋아하고 아낄 수는 없을 정도로 마음을 다 했고 그녀가 다른 사랑에 흘리는 눈물을 지켜 봐야 했고 그의 애틋한 마음에 공명한 그녀가 남겨 준 애절한 추억의 순간을 경험했으며 그 후 그녀는 다른 사랑과 함께 멈춘 시간 속으로 사라져 버렸다.-개인적으로 나는, 세경과 지훈의 죽음 앞에 가장 상처 받고 힘든 시간을 버텨야 하는 사람은 신애와 준혁이라고 생각한다. 아래 나머지 글은 125회까지만 본 것을 가정하고 쓴다.-
준혁 학생의 첫사랑에 내가, 또 우리 모두가(일반화의 오류를 범하더라도 이렇게 믿고 싶다) 같이 아파하고 공감할 수밖에 없는 이유는 우리에게도 비슷한 시간을 보낸 기억이 있기 때문이다. 인생을 지나가는 여러 번의 짝사랑과 연애 경험 중에서도, 한동안은 다시 돌아 보고 싶지도 않을 만큼 애절하고 쓸쓸한, 그렇지만 언제나 나와 함께 현재를 살아가고 있는 그런 기억 말이다.
눈물을 흘리며 어설픈 입맞춤을 하는 세경과 준혁 학생의 모습 위로 하얀 꽃이 눈처럼 내리며 시간이 멈추었을
때 나는 준혁 학생이 길고 긴 아픔의 터널을 지나 갈 운명이라는 것을 예감했다. 마지막회가 방영되기 전이라서 그들의 결말이 어찌 될지는 구체적으로 알 수 없었지만, 결국 준혁 학생은 세경이를 보내야 할 것이라고, 최상의 경우 어느 날 세경이 돌아와 준혁 학생과 같은 학교에서 CC가 된다 해도 그에 앞서 준혁 학생은 어떤 연락도 기약도 없는 기나긴 기다림의 시간을 보낼 것임을 예상할 수 있었다.
그리고 준혁 학생을 위로하고 싶었다. 너무 뻔하고 식상해 열 아홉 소년이 듣고 싶지 않은 말이겠지만 짝사랑으로 점철된 내 인생에 보내는 위로인 양 그를 위로하고 싶었다. 이렇게.
준혁 학생, 이 모든 아픔도 언젠가 사라질 날이 올 거예요.
지금 당신을 이루고 있는 모든 것이 그녀가 떠남으로 인해 같이 사라져 버릴 것 같겠죠. 두번 다시 오지 않을 사랑을 놓치는 것 같겠죠. 그래요, 준혁 학생은 아마, 앞으로 누군가를 아무리 많이 사랑해도 설사, 세경이보다 더 사랑하게 돼도 이토록 마음을 다 할 수도 애틋할 수도 없을 거예요. 당신은 다시 열 여덟, 열 아홉이 될 수는 없을 테니까요.
그렇지만 준혁 학생, 끝날 거예요. 세월이 오래 걸릴 수도 있고 그 동안 많이 괴롭겠지만 언젠가 그 아픔도 괴로움도 끝나고 누군가가 벚꽃 놀이를 가자고 해도 눈시울이 붉어지지 않을 테고 누군가에게 목도리를 선물하는 것도 아무렇지 않을 거예요.
물론, 준혁 학생, 그렇다고 영원히, 깨끗이 사라지지는 않을 거예요. 사실, 준혁 학생은 그 아픔이 깨끗이 사라지는 것도 두렵죠? 그녀를 잊게 될까 봐 그것도 겁나죠? 앞으로 그녀를 미워하게 되지 않을까 걱정도 되죠?
그런데 잊었다고 생각한 어느 날에도 그녀를 데려다 준 바닷가에서, 자전거에 태우고 달린 동네 골목을 지날 때, 크리스마스 트리의 전구가 모두 켜지는 순간을 지켜볼 때 또, 종종 그녀가 건넨 매실차 향이 나면, 문득문득 그녀의 목소리가 그녀의 눈물과 한숨이 그리고 가끔이지만 들을 수 있었던 그녀의 웃음 소리가 느껴질 거예요.
그래도 준혁 학생, 그런 것들이 아프고 아쉽고 그리워도 견딜 수 있는 날이 올 거예요.
그러니까 준혁 학생, 견디세요. 견디고 이겨내는 만큼, 언젠가 그 고통이 끝날 때 그녀를 더욱 아름답게, 당신과 그녀의 시간을 더욱 소중하게 기억하게 될 거예요. 준혁 학생에게는 그녀와 나눈 소중한 추억이 있고, 그녀가 당부한 꿈이 있고, 그리고 그녀를 기억할 수 있는 미래도 남았잖아요. 나는 준혁 학생이 사랑하고 아끼는 그녀가 준혁 학생의 꿈과 미래 속에서도 사랑스럽고 아름다운 존재로 기억되면 좋겠어요.
준혁 학생, 그녀 역시 많은 이별과 세상이 주는 많은 아픔을 견디면서 어리고 약한 시절을 보냈어요. 그녀가 아픔을 견디는 시간 속에 준혁 학생이 든든하고 따뜻한 후원자였어요. 준혁 학생의 아픔은 그녀에 대한 마음과 그녀와의 이별에서 비롯된 것이지만 준혁 학생, 당신이 견디는 시간 속에서 그녀는 당신의 힘이 되기도 할 거예요.
준혁 학생, 아직 납득할 수 없겠지만 누군가를 좋아하면 꼭 사귀거나 결혼을 할 때만 그 마음이 인정 받았다고 할 수 있는 것은 아니에요. 준혁 학생의 따뜻함과 배려가 그녀를 행복하게 했고 그녀도 당신의 마음을 알고 있었잖아요. 게다가 그녀는 당신과 같은 마음으로 당신을 사랑한 것은 아니지만 당신을 아꼈고 고마워했고 좋아했어요. 준혁 학생의 사랑을 똑같은 '사랑'으로 받아 준 것은 아니지만 그녀는 당신의 마음을 받아 준 것 아닐까요?
그렇지만 준혁 학생, 나는 울지 말라고는 안 할게요. 슬픈 만큼 다 울어 버리세요. 그녀와의 이별이 슬픈 만큼 울어 버리세요. 벚꽃이 필 때도, 주방에서 자신도 모르게 누나의 모습이 보일 때도, 그녀의 방에 아무도 없는 걸 알면서도 노크를 해 버렸을 때도 눈물이 나면 그냥 울어 버리세요. 그리고 그녀가 있어서 행복했던 시간도 기억해 주세요.
기억은 당신 주변에 머물러 있다가 당신이 자주 불러 주지 않으면 사라지거든요. 울면서 웃으면서 그렇게 그녀를, 함께 한 시간을 기억해 주세요. 그렇게 해도 언젠가는 조금씩 사라지거든요.
준혁에게 <지붕 뚫고 하이킥>의 시간은 지울 수 없는 낙인 같은 시간이다. 한 사람을 좋아했고, 앞으로 누구를 좋아해도 아무리 많이 사랑해도 그렇게 순수한 열정으로 누군가를 좋아하고 아낄 수는 없을 정도로 마음을 다 했고 그녀가 다른 사랑에 흘리는 눈물을 지켜 봐야 했고 그의 애틋한 마음에 공명한 그녀가 남겨 준 애절한 추억의 순간을 경험했으며 그 후 그녀는 다른 사랑과 함께 멈춘 시간 속으로 사라져 버렸다.-개인적으로 나는, 세경과 지훈의 죽음 앞에 가장 상처 받고 힘든 시간을 버텨야 하는 사람은 신애와 준혁이라고 생각한다. 아래 나머지 글은 125회까지만 본 것을 가정하고 쓴다.-
준혁 학생의 첫사랑에 내가, 또 우리 모두가(일반화의 오류를 범하더라도 이렇게 믿고 싶다) 같이 아파하고 공감할 수밖에 없는 이유는 우리에게도 비슷한 시간을 보낸 기억이 있기 때문이다. 인생을 지나가는 여러 번의 짝사랑과 연애 경험 중에서도, 한동안은 다시 돌아 보고 싶지도 않을 만큼 애절하고 쓸쓸한, 그렇지만 언제나 나와 함께 현재를 살아가고 있는 그런 기억 말이다.
눈물을 흘리며 어설픈 입맞춤을 하는 세경과 준혁 학생의 모습 위로 하얀 꽃이 눈처럼 내리며 시간이 멈추었을
그리고 준혁 학생을 위로하고 싶었다. 너무 뻔하고 식상해 열 아홉 소년이 듣고 싶지 않은 말이겠지만 짝사랑으로 점철된 내 인생에 보내는 위로인 양 그를 위로하고 싶었다. 이렇게.
준혁 학생, 이 모든 아픔도 언젠가 사라질 날이 올 거예요.
지금 당신을 이루고 있는 모든 것이 그녀가 떠남으로 인해 같이 사라져 버릴 것 같겠죠. 두번 다시 오지 않을 사랑을 놓치는 것 같겠죠. 그래요, 준혁 학생은 아마, 앞으로 누군가를 아무리 많이 사랑해도 설사, 세경이보다 더 사랑하게 돼도 이토록 마음을 다 할 수도 애틋할 수도 없을 거예요. 당신은 다시 열 여덟, 열 아홉이 될 수는 없을 테니까요.
그렇지만 준혁 학생, 끝날 거예요. 세월이 오래 걸릴 수도 있고 그 동안 많이 괴롭겠지만 언젠가 그 아픔도 괴로움도 끝나고 누군가가 벚꽃 놀이를 가자고 해도 눈시울이 붉어지지 않을 테고 누군가에게 목도리를 선물하는 것도 아무렇지 않을 거예요.
그런데 잊었다고 생각한 어느 날에도 그녀를 데려다 준 바닷가에서, 자전거에 태우고 달린 동네 골목을 지날 때, 크리스마스 트리의 전구가 모두 켜지는 순간을 지켜볼 때 또, 종종 그녀가 건넨 매실차 향이 나면, 문득문득 그녀의 목소리가 그녀의 눈물과 한숨이 그리고 가끔이지만 들을 수 있었던 그녀의 웃음 소리가 느껴질 거예요.
그래도 준혁 학생, 그런 것들이 아프고 아쉽고 그리워도 견딜 수 있는 날이 올 거예요.
그러니까 준혁 학생, 견디세요. 견디고 이겨내는 만큼, 언젠가 그 고통이 끝날 때 그녀를 더욱 아름답게, 당신과 그녀의 시간을 더욱 소중하게 기억하게 될 거예요. 준혁 학생에게는 그녀와 나눈 소중한 추억이 있고, 그녀가 당부한 꿈이 있고, 그리고 그녀를 기억할 수 있는 미래도 남았잖아요. 나는 준혁 학생이 사랑하고 아끼는 그녀가 준혁 학생의 꿈과 미래 속에서도 사랑스럽고 아름다운 존재로 기억되면 좋겠어요.
준혁 학생, 그녀 역시 많은 이별과 세상이 주는 많은 아픔을 견디면서 어리고 약한 시절을 보냈어요. 그녀가 아픔을 견디는 시간 속에 준혁 학생이 든든하고 따뜻한 후원자였어요. 준혁 학생의 아픔은 그녀에 대한 마음과 그녀와의 이별에서 비롯된 것이지만 준혁 학생, 당신이 견디는 시간 속에서 그녀는 당신의 힘이 되기도 할 거예요.
준혁 학생, 아직 납득할 수 없겠지만 누군가를 좋아하면 꼭 사귀거나 결혼을 할 때만 그 마음이 인정 받았다고 할 수 있는 것은 아니에요. 준혁 학생의 따뜻함과 배려가 그녀를 행복하게 했고 그녀도 당신의 마음을 알고 있었잖아요. 게다가 그녀는 당신과 같은 마음으로 당신을 사랑한 것은 아니지만 당신을 아꼈고 고마워했고 좋아했어요. 준혁 학생의 사랑을 똑같은 '사랑'으로 받아 준 것은 아니지만 그녀는 당신의 마음을 받아 준 것 아닐까요?
그렇지만 준혁 학생, 나는 울지 말라고는 안 할게요. 슬픈 만큼 다 울어 버리세요. 그녀와의 이별이 슬픈 만큼 울어 버리세요. 벚꽃이 필 때도, 주방에서 자신도 모르게 누나의 모습이 보일 때도, 그녀의 방에 아무도 없는 걸 알면서도 노크를 해 버렸을 때도 눈물이 나면 그냥 울어 버리세요. 그리고 그녀가 있어서 행복했던 시간도 기억해 주세요.
기억은 당신 주변에 머물러 있다가 당신이 자주 불러 주지 않으면 사라지거든요. 울면서 웃으면서 그렇게 그녀를, 함께 한 시간을 기억해 주세요. 그렇게 해도 언젠가는 조금씩 사라지거든요.
긴 글 읽어 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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